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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애니메이션, X 등급에서 주류로 성장하다
등록일 : 2019-10-08 15:39 | 최종 승인 : 2019-10-08 15:49
박용일
성인 애니메이션이 과거 X 등급으로 치부받다 이제는 주류로 성장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하빗슈(Hobbyissue)=박용일 기자] '파라다이스PD', '심슨 가족', '빅 마우스', '테드', '소세지 파티' 등 성인 애니메이션은 이전까지만 해도 TV나 기타 매체에서 지금처럼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성인 애니메이션의 주제와 사용하는 언어 등 선정적인 표현 방식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인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오늘날 주류가 될 수 있었을까?

애매한 시작

성인용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과거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완전히 갖추어지고 다듬어진 형태가 아니고 다소 겉으로 논의하고 대화하기에 보다 편향된 수준에 머물렀다. 

줄거리를 짜는 스토리텔러나 예술가, 제작자들이 택한 방식은 성인용 테마를 다소 미묘하고 모호하게, 즉 눈에 띄지 않고 두드러지지 않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 속에 녹여 냈다.

이와 관련 영화 리뷰 및 산업 뉴스를 다루는 매체 필름스쿨리젝트는, 디즈니를 포함한 1920~1930년대 기간 제작된 많은 애니메이션에는 음주와 일부 성욕에 관한 테마를 다루는데 위험적인 요소가 다소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0년대 탄생한 성인 애니메이션 '베티 부프'는 에로스타의 타입을 딴 주인공 캐릭터로 인해 완전한 '성' 카테고리에 분류돼야만 했다. 그리고 결국 당시 영화제작규정(헤이스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헤이스 규정은 영화에서 허용될 수 있는 성적 묘사의 한계를 정한 규정을 의미한다.

영화 매체 스크린랜트는 당시 이러한 헤이스 코드로 인해 베티 부프의 독창적인 캐릭터 디자인이 점차 사라져갔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에게 성적인 묘사보다 인간적인 자질을 더 부여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매체는 베티의 첫 캐릭터 디자인은 인간보다는 개와 더 연관성이 많았다며, 이에 수간 등 동물성애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쇼들이 다 실패만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애니메이션들은 X 등급으로 유지되며 연명을 이어가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1972년작 '프리츠 더 캣'이 있다. 이 작품은 성인 테마가 두드러진다는 이유로 X 등급을 받은 첫 애니메이션이다.

이후 80년대에 이르자, 심슨 가족 등 성인 애니메이션 TV 쇼는 보다 자유로운 규제와 함께 방송을 탈 수 있게 됐다. 

특히 심슨은 현실성 있는 주제와 관련 패러디, 정치적 농담 등을 주제에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 애니메이터와 스토리텔러들이 TV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선구자 역할을 했다.

오늘날에는 성부터 정치,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성인 테마 및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즐비하다(사진=123RF)

성인 애니메이션을 정하는 기준?

사실 심슨 가족은 성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에는 성적 수위가 그다지 높지도 않으며 노골적인 장면도 별로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이는 성인 애니메이션이 단순히 성적인 테마만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성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반드시 성적인 묘사와 표현으로 대변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성적 테마는 이미 그 자체로 아무렇지 않은 주제가 되어버렸기도 했지만, 성적 주제가 중심적인 측면보다는 강조하거나 강화된 형태로 진화됐기 때문. 

물론 여전히 노골적이고 수위가 높은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애니메이션들도 존재하지만, 결국 '성인용'이라는 등급을 얻는데 적용되는 기준이 가히 주관적이라는 것에 있다. 즉 성부터 폭력, 정치,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성인 테마 및 애니메이션 스타일이 즐비한 것이다. 

미디어 매체 벌처는 '비비스 앤 벗헤드'같은 쇼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가령 저렴하고 값싸 보이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거친 유머, 그리고 두 명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위험한 행동이 성인용 테마를 입히는 핵심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성인 애니메이션

오늘날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들은 이전보다 더 낮아지고 완화된 검열과 규제를 받는다. 가령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 성인 애니메이션 쇼들을 쭉 훑어보더라도, 이전보다 더 노골적인 방식의 내용과 직설적인 표현, 묘사 등이 주를 이룬다. 

이는 오늘날의 애니메이션 세계가, 성숙하지는 않더라도 일상과 관련된 주제 및 표현이 익숙하고 수용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벌처는 '사우스 파크'나 '킹 오브 더 힐' 등의 90년대 애니메이션들에 이러한 공을 돌렸다. 당시 어른들에게 이들 만화는 혀를 끌끌 찰 정도로 폄하됐지만, 결국 이들은 그러한 조롱과 비판을 견뎌내고 이후 세대의 여러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키는 길을 터주었던 것. 

이러한 효과로 이들 애니메이션은 유사한 쇼들을 양상해냈는데, 가령 공상과학적인 테마가 가미된 '퓨처라마'나 가족 경험을 드러낸 '패밀리 가이' 등의 스핀 오브 형식으로 발전될 수 있었다.

[하빗슈(Hobbyissue)=박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