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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 산업의 고질적 문제 ‘성차별’, 미투운동 실현될까
등록일 : 2019-10-02 16:49 | 최종 승인 : 2019-10-04 11:15
이경민
비디오 게임 산업에는 여전히노골적인 성차별 문화가 존재한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하빗슈(Hobbyissue)=이경민 기자] 비디오 게임 산업은 높은 인기만큼이나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으로는 많은 개발업체가 수년간 근로자들을 착취하고 마감을 독촉하는 이른바 크런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외에도 노골적인 성차별 문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최근에는 업계에서 유명한 일부 남성들이 여성을 향한 성희롱 행위로 비난을 받았다. 사실 비단 이들뿐 아니라, 비디오 게임 산업이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들을 남성 권력의 잣대로 고통받게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상태다.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성차별적 행위

비디오 게임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전부터 만연해있던 성차별 행위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기 때문. 이는 자신들에 가해진 성차별적 행위를 고발하려는 여성들에게 더욱 무거운 짐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얻을 결과는 두 가지 가운에 하나이기 때문. 바로 회사와 가해자가 태도를 개선하느냐, 아니면 자신이 회사에서 쫒겨나느냐다.

그러나 업계의 악습을 바로잡으려는 많은 용기 있는 여성 종사자들로 이전보다 더욱 성희롱 폭로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게임 디자이너 나탈리 로헤드가 블로그를 통해 인기 비디오 게임 '더 엘더 스크롤(The Elder Scroll)'의 음악 작곡가 제레미 소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비디오 게임에서 여러 목소리를 담당하는 VOA 애어라일 브라이튼은 이와 관련, 로헤드의 편을 들어 비디오 게임 제작 분야 내 여성의 불안전한 위치를 지적했다. 남성의 뒤에서 보조하는 역할로밖에 치부되지 않는다는 것.

브라이튼은 페이스북을 통해 백인 남성들이 비디오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들의 태도가 불쾌하게 다가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잔인성의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 역시 소울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백인 남성들이 지배하는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여성을 향한 성희롱의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로헤드와 브라이트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 게임 전문 매체 랜트에 따르면, 로헤드의 공개적인 비판 게시물이 올라온 이후 또 다른 비디오 게임 관련 종사자인 아델라이드 가너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당한 학대를 폭로했다. 개발사 스플래시 데미지의 루크 셀튼이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가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여성 미나 바니르는 개발자 회의에서 블라드 미쿠가 성희롱했다고 폭로했으며, 인섬니아 게임의 메리 케니는 게임 작가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러한 모든 사례는 비디오 게임이 아직도 미투운동의 영향과 파장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여전히 갈 길 먼 미투운동

IT 매체 더버지는 비디오 게임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제도적인 관행이기에 더욱 개선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남성들이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기에 무의식적으로도 여성의 권리를 빼앗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같은 구조는 로헤드 같은 여성들이 업계를 떠나는 큰 결심을 하지 않은 한, 가해자에 반하는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로헤드는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자신의 솔직한 발언이 산업적 권리를 유지하려는 많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게 골칫거리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 말이다. 그는 자신의 말이 거짓말이나 일방적인 이야기로 치부되며 일종의 계략으로 불릴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다면 비디오 게임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상황은 더 나아지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내 입장에서 이야기할 기회는 전혀 없었다. 기꺼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 다른 여성에게도 현실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비디오 게임 산업이 미투운동만큼 급진적인 캠페인을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로헤드의 사례로 한 가지는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한 사람의 용감함이 다른 이에게 용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남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현 관행으로는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될 수 없으리라는 점 역시 업계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비디오 게임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제도적인 관행이기에 더욱 개선되기 힘들다(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