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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폭로부터 파업까지'...라이엇, 남성 중심적인 사내 문화로 문제 겪어
등록일 : 2019-05-31 13:54 | 최종 승인 : 2019-05-31 13:54
이경민
▲라이엇은 지난해 폭로된 사내 성차별에 이어 최근에는 직원들의 파업까지 이어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사진=ⓒ123RF)

[하빗슈(Hobbyissue)=이경민 기자] 비디오 게임 산업은 인기와 높은 수익만큼이나 복잡한 문제가 있다. 여기에는 비단 게임을 즐기는 문화나 게임 경험, 플레이어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구식 관행과 성차별적 조직 문화까지도 해당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라이엇 게임즈가 있다.

라이엇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개발하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사내 성차별 이슈로 현재까지도 비판과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비디오 게임은 특성상 플레이어나 개발자들이 남성 지배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이에 따른 여러 문제들을 낳고 있다. 성적 콘텐츠와 게임 내 만연하는 부적절한 행위, 그리고 이제는 사내 성차별까지 매우 광범위한 이슈들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이에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 역시 여전히 낡은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라이엇의 경우 지난해 폭로된 사내 성차별에 이어 최근에는 직원들의 파업까지 연달아 이어지면서 난항을 겪는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문제는 결국 남성 중심적인 사내 문화에 있다는 비판이다.

사내 성차별부터 파업까지

이번 파업은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사실이지만, 라이엇이 그동안 행해 온 직장 내 성차별 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되었다. 당시 ESPN5는 게임 웹진인 코타쿠가 라이엇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성차별 문화에 대한 기사를 인용했다. 

코타쿠는 기사에서 전 현직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 내부의 체계적인 문제 및 노골적인 성차별 행위를 폭로했다. 기사가 나간 이후 매체는 이전 라이엇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의 더 많은 성차별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라이엇은 노골적인 성차별은 자사의 직장 문화에 반하는 것이라며,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후 자사가 변혁을 이루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사과문을 올리며 향후 올바른 직장 문화에 대한 약속을 보장했다. 사과문이 공지된 지 2개월 후에는 프란체스 페이 다양성 수석 고문을 영입, 다시 한 번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깊이 노력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 역시 회사의 말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로젠 사바가 라이엇을 상대로 성차별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스콧 겔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이유로 무보수 정직 처분을 받았다. 

▲라이엇 직원들은 최근 개인중재 조항 폐지를 이유로 파업을 벌였다(사진=ⓒ123RF)

이 같은 여러 조치는 회사의 개인중재 조항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가 자사를 소송한 임직원 중 일부를 상대로, 계약서의 개인중재 조항을 들어 법적 소송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발각됐기 때문이다.

사바는 이와 관련, 라이엇의 이 같은 대응은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기업의 모습이 아닌 힘들게 일하는 여성을 페쇄적인 중재 절차 안에서 침묵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여성들, 그리고 더 많은 다른 여성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발생한 사건은 직원들의 파업이었다. 최근 임직원 일부는 회사 외부 주차장에 나와 피켓을 들고 회사의 개인중재 조항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후 라이엇은 소송 중인 임직원들에 대한 개인중재 조항을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는 모든 직원의 개인중재 조항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동료애와 위협적인 사내 문화

라이엇의 직원들과 회사 모두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강조하는 중이다. 그러나 임직원들의 파업이 있기까지는 여성들의 성차별 문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준 동료 직원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전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였던 마티아스 리먼과 전 시스템 디자이너였던 다니엘 클레인이었다. 

특히 리먼은 트위터를 통해, 회사 동료 중 한 명이 괴롭힘을 당하고 위협을 받을 때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글을 올리며 동료들을 지지했다. 물론 리먼은 회사에서 해고됐지만, 클레인 역시 리먼과 같은 길을 걸으며 동료들을 응원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힘은 다른 성차별로 고통 받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것이기도 해, 상처받는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회사의 느릿느릿하고 별다를 것 없는 대응이다. 겉으로는 포괄성과 다양성을 약속하며 혁신적인 대응안을 내놓을 것처럼 선언했지만, 이는 모두 공허한 약속뿐이라는 사실을 이미 여러 차례 증명했기 때문.

코타쿠는 소송을 건 여성 직원들은 진급에도 적합한 수준이었고 직책과 받고 있는 급여 이상의 일을 수행해냈지만, 이는 갑자기 나타난 남성 직원들로 인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여성 직원들뿐만이 아닌, 남성 직원들도 사내 조직 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성 직원들도 괴롭힘에서 전혀 안전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폐쇄된 내부 문화, 즉 일명 '브로 문화(Bro culture)'로 인해 위태롭다며, 남성 고위 간부들에게 언제라도 위협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