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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성공 강요가 만든 병폐다…'K-pop'에 드리운 '우울'의 그림자
2019-07-19 09:35:06
권윤정
▲K팝의 성장과는 별개로 아이돌들의 무한 경쟁이 정신 건강 문제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사진=123RF)

[하빗슈(Hobbyissue)=권윤정 기자]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한 K팝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여러 논란과 이슈 등이 그동안 외면하고 간과해왔던 K팝의 어두운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극심한 경쟁과 압박에 시달리는 아이돌과 연습생들의 심리적 및 정서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정신 건강 상태, 자살률이 대변한다

한미경제연구소(KEI)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카일런 투헤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 

약 10만 명당 29명꼴로 자살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중 60%는 우울증 및 기타 정신 건강 장애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17년 조사에서도 별다른 진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4명 가운데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은 경우는 10명 가운데 1명꼴이었다. 

왜 유독 한국인들은 정신 건강에 취약한 것일까? 여기에는 여전히 뿌리뽑히지 못한 일부 요인들이 존재한다.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및 압박

한국에서 자살은 4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으로, 특히 9~24세 사이 청소년들의 경우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다. 그 이면에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오던 '성공한 삶'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한다. 

전쟁을 경험한 부모 세대들은 자식에 대한 강렬한 교육열과 대리 만족으로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는 이후 세대들에게 경쟁과 압력, 부담감으로 작용해온 것. 

이에 학생들은 대부분 높은 성적과 대학 진학에 대한 압박에 시달린다. 요즈음에는 초등학생들마저 이러한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물론 대학에 진학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좋은 대기업에 취업해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력은 현재 대학을 다니는 모든 학생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전문 매체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7000명 중 무려 90%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중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도 1/4가량에 달한다.

눈치 보는 문화가 정신 질환 키운다

한국의 문화 규범은 전통적으로 가족의 가치에 큰 초점을 둔다. 정치·사회 전문 매체 버클리폴리티컬리뷰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가족의 명예, 근면, 극기, 그리고 겸손을 강조한다. 이들 요소는 불교와 유교에서 기인한다. 

버클리폴리티컬리뷰에 따르면 이러한 요소들은 몇 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 가령 정신 건강으로 도움을 청할 경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마치 정신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장애인으로 보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등 대중적인 이미지는 손상되기 쉽다. 게다가 단순히 당사자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전체 가족 구성원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K팝 산업과 정신 건강

이처럼 한국만이 가진 고유한 사회적 규범과 인식, 높은 교육열과 치열한 경쟁은 비단 일반인뿐만 아니라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는 아이돌에게까지 파장을 미친다. 

아이돌의 세계에서도 한국 특유의 ‘성공 집착’의식이 작동한다. 여러 대형 기획사들이 어린 나이 때의 아이들을 선발, 연습생으로 훈련하면서 엄격한 규율과 경쟁에 대한 압박,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다. 

성공에 목말라 있는 아이들은 기획사들이 내놓은 엄격한 계약서를 그대로 따르고 준수하며 언젠가 스타가 될 날만을 꿈꾼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노래와 춤, 외국어 등을 혹독하게 배운다. 이는 결국 과도한 경쟁심을 일으키는 데 일조하게 된다. 

▲명성 있고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은 아이돌에게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킨다(사진=셔터스톡)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아산 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박사는 연예인들이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이들보다 감정의 기복이 더 심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관심을 받기 위해 해온 노력이 결국 '사회적 인격'과 '실제의 인격' 속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인격과 실제 성격의 격차가 지속해서 벌어지게 되면 자아의식을 잃게 돼 결국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은 아이돌에게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발동시킨다.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자신의 자아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대중에게 청결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상담이나 치료받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다.

정신 건강, 마음 놓고 이야기하라

일부 K팝 스타들은 정신 건강 문제에 개방적인 인식을 가지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김 박사는 기획사들이 사내 건강 전문의들을 두고 있긴 해도, 이처럼 대두되고 있는 정신 건강 문제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아이돌의 정신 건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